비행기는 날고 있을 때보다 공항에서 더욱 떨린다.
버스를 타는 길에 음악을 듣다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또 그것이 그렇게 좋다.
한여름날 무더위 속에서 샤워를 하고 에어컨이 켜져 있어 몸이 마르는 그 시원함이 좋고
친구를 만나 목욕탕에 가서, 냉탕에서 놀 때 아이들로 돌아가는 게 즐겁다.
친구들과 휴가 전 장보러 갈 때 떨림이 너무 좋다.

가기 전이 좋다.

소풍 가기 전의 떨림처럼 졸립고 평화롭고 설레는 그 두려움과 설레임의 감정은 나이가 먹어서도 여전하고
살다 보면 많은 기대와 떨림이 실망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설레임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항상 예측하기가 어렵고 또 그렇기에 결과가 좋든 나쁘든 설레임은 함께이기에 소중하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일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설레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금요일 오후 주말을 생각하는 퇴근의 설레임이나
첫 드라이브 길에 시원한 바람이라든가
하교길의 푸르른 하늘빛이나
밤샘 시험 치고 컴퓨터 실컷하다가 잠자기 전 졸립고 평화로운 느낌
노을을 보며 빠져드는 옛 추억
심야 시간에 편의점이 주는 따스한 우유 냄새와
침묵 속에서 맡을 수 있는 분필가루 냄새
창문에 부딪히는 차가운 봄비 소리
갓 빤 이불의 포근한 감촉
낙엽소리, 가을 바람
따스한 이불 속 달콤한 귤의 맛
과거의 추억, 잊어버린 설레임.
우리가 원하는대로 가기는 어렵지만 나이를 먹더라도 어린 시절의 떨림은 변하지 않으며 현실이 두려운만큼 설레임이 우리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제대로 타본 적은 없지만 뭐 그래도,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떨림이 타는 것보다 더욱 소중할 것이다.

via 네이버 블로그


사파리 책갈피들 정리하다가 보여서 꺼내 온 유골 비슷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