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103 last train home





이걸 후기라고 할 수 있을지는 차마 모르겠으나 처음으로 두서없이 긴 사족을 덧붙여봅니다. 그럴 자격이 있는 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ㅋㅋㅠㅠ

<얕다> 라는 주제를 보자마자 저는 잠을 가장 먼저 떠올렸어요. 승철이나 명호나 우리가 알기론 두 사람 모두 각기 다른 방향으로 그리 깊게 자지 못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승철이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아 보였고 명호는 예민해서 애초에 깊게 잠들지 못하는 게 제일 큰 원인으로 보였어요. (진짠지 아닌지 몰라도 최소한 겉으로는요) 그래서 개요를 짤 때 나름 그 부분에 치중해서 잘 풀어가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문제는?
제가 잇솔을 너무 사랑했다는 점?

그래서 신청한 건 잇쿱이었으나 커플링을 두 개 말아버려야겠다 결심했습니다. 어떻게 잘 녹여보리라 다짐하며......

원래는 센티넬 잇 + 가이드 최형제로 하고 싶었는데, 이것저것 설정을 덧붙이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세븐틴 안에서도 특히 감성과 낭만으로 충만한 명호를 안드로이드로 설정하면 뭔가 이질적이고 재밌겠다 싶었어요. 로봇이 주는 스테레오 타입의 이미지와는 좀 거리가 먼 사람이니까요.

누군가의 감정선을 만들어가며 쓰다 보니 글 자체가 조금 어두워졌어요. 물론 선택한 소재 때문이기도 하고요. 여전히 직면한 현실이니만큼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렇게 쓰자 보니까 이야기의 초점이 세 사람을 벗어나서 많이 산만해지더라고요🥲 쓰면 쓸수록 의도와는 다르게 자극적으로만 흐르는 것 같다 싶어서 그냥 상당 부분 덜어냈습니다. 이상하게 저는 명호와 한솔이 얘길 쓰려고 하면 욕심이 생겨서 정작 본 이야기가 갈피를 못 잡고 흐트러지게 되네요. 언젠가 제 능력도 향상되어 두 사람의 세계를 균형 있게 쓸 수 있다면 너무 기쁠 것 같아요.

클라이막스 수정을 반복하면서 아 누군가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읽히지 않아야 할 텐데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세 사람 모두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관계망은 속속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승철이 명호에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의지하고 있었다는 것, 한솔이 명호를 데리고 죽은 사람이 되어 떠날 만큼 사랑했다는 것, 한솔과 승철이 서로에게 갖는 책임감과 부채감 그리고 기대 같은 것들을 다른 이들은 온전히 알지 못했을 테니까요.

마지막 문단의 대화는 트라우마 가사에서 따왔습니다. 잇쿱의 관계에서 명호는 승철이의 감정적인 상태를 많이 이해하고 있는 부분(ex. 형은 외로움이 많은 사람이거든) 과 승철인 명호의 섬세함을 아니까 다정하게 (형답게) 대하지만 한편으로는 얘한테 진짜 기대도 되나? 괜찮을까? 하고 의구심을 품는 것 같은 부분... 정말 좋아해요. 너무 잇쿱의 핵심 같아서ㅋㅋㅋㅋ 겨우내 의지하게 되었던 과정이 한 번 무너지고 반복되는 것도 꼭 넣고 싶었어요. 그래도 동앗줄 붙잡듯이 명호를 살려낼 수밖에 없었던 건 이 글의 메인이 잇쿱인 이유입니다. 잇쿱 짱 잇쿱 최고 잇쿱 많이 넣어야지

어쨌든 각자의 선택을 비난하는 것처럼 그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어서 여차저차 노파심에 길게 말해보았습니다. 그냥 뭘 많이 덜어냈을 때 & 꽤 오래 잡고 있었을 때 할 말이 급격히 쌓이는 것 같아요. 재미...라고 해도 되려나요? 아무튼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없을 듯 합니다. 2023년도 잇왼 안에서 행복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01.03.
파도솔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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