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실시

아, 병장님, 잠깐….
아파?

부대에서 나오자마자 원래 이렇게 바로 하는 겁니까? 라는 말이 치아 뒤쪽을 치고 튀어오기 직전이었지만 애써 참았다. 어쨌든 하게 될 거 굳이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았다. 태양이 고개를 젓자 인성이 그럼 됐고, 속삭이며 귀를 빨았다. 취향 한 번 고약했다. 그렇지 않아도 귀가 예민한 탓에 몸이 바짝 움츠러들었다. 저도 모르게 다리를 꾹 조이자 싸구려 모텔 매트리스가 거슬리게 삐그덕거렸다. 다리 사이에 있던 몸통이 단단히 낀 게 거슬렸는지, 인성이 곧장 태양의 허벅지 안쪽 살을 강하게 꾹 눌렀다. 상냥함과는 거리가 먼 손길에 위축되어 곧바로 힘을 뺐다.

하기 싫으면 말해.
아, 아닙니다…!
지금은 그렇게 딱딱한 말투 하지 마. 군복도 벗었고. 내가 강제로 시키는 것 같잖앙….

말투는 유한데 의외로 시니컬한 면이 있었다. 할 일 계속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귓불을 짓씹을 때 앞니 대신 송곳니를 쓰는 건 진짜 악취미. 소리와 촉각과 통증이 기분 좋게 혼재되어 애무 없이도 정신이 몽롱해졌다. 고르지 못한 숨소리를 내는 사이에, 귀를 빨던 입술이 점점 내려와 쇄골에 가 닿았다. 축축한 혀가 점이 있는 위치를 집요하게 쿡쿡 건드렸다. 태양이 낑낑거리며 인성의 등을 껴안자 인성이 고개를 들어 머리칼을 마구 비볐다. 병장 김인성. 간부들이 단속을 심하게 하지 않는 부대인 탓에 머리칼이 사회인과 엇비슷할 만큼 자란 채였다. 아무리 그래도 같은 부대에서 이렇게 섹스한다는 걸 알면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

딴생각 해?
흑, 으….
해도 되긴 하는데. 나중에 뭐라 하지는 말고.

어느새 손이 가슴까지 내려와 있었다. 납작한 가슴을 몇 번 쓸다가 유두를 엄지 검지로 잡고 죽 당기니 순식간에 정신이 돌아온다. 큭, 병장님, 아…. 다급히 고개를 젓자 인성이 곧장 손을 놓아 주었다. 대신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간지럽히듯 비벼댔다. 장난치듯 긁적이다가 살점이 짓눌릴만큼 세게 힘을 주어 긁는다. 그렇지 않아도 딱딱해진 가슴이 쓸리고 자극받느라 여유가 없어졌다. 그만, 아, 힉……. 벗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 못한 군복 바지 밑 팬티가 축축해지는 것을 느낀다. 여분 팬티 같은 거 가지고 나왔을 리가.

그만, 아, 해주십시오….
말.
아, 흐윽…! 힉, 예?
자꾸 딱딱하게 할 거야?

몇 달 만에 느껴보는 타인의 손길과 성적 흥분인지 모른다. 이성 같은 건 부대 직속 상관과 모텔 올 때부터 진작 모르는 개념이었다. 아무리 군대에서 몇 달 다나까 말투 교육받았다지만 이십 년 넘게 사회에서 살았다 보니 반말 나오는 것도 쉬웠다. 그럼에도 불편한 말투 고수하는 건 일종의 페티시. 원래 이런 취향이 있었나? 생각할 겨를이 없다. 태양의 눈은 열기에 푹 익어 아주 축축하고 입은 꾹 다물려 있었다. 인성은 질척하게 얽혀오는 시선을 보고 대충 감을 잡는다. 그런 컨셉이라 이거지.

섭섭하네. 우리 유 이병이…. 어라.

호칭 듣는 순간, 아 진짜 저급한 거 아는데. 상황극에 몰입해가던 인성은 발발 떠는 태양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태양의 바지를 끌어 내렸다. 급히 옷자락을 잡아 보았으나 힘이 들어갈 리가 없다. 가운데를 기점으로 축축하게 물든 팬티를 보고 인성이 눈을 껌뻑거린다. 태양의 얼굴이 엉망이었다.

태양아 갔어?
......
오케. 나 감 잡았어 태양아. 유태양 이등병? 대답?
......갔습니다….

얼굴 앞에서 핑거스냅 좀 했더니 그제야 힘 쭉 빠진 대답이 돌아왔다. 더운 계절에 입대해서 그런지 태양의 피부는 잔뜩 그을려있었다. 홍조 같은 건 티도 안 날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잘만 보였다. 팔로 열이 오른 얼굴을 가리고 간신히 대답하는 모습에 흥분 안 하는 것도 어려웠다. 인성은 이 상황에서 솔직하게 태양을 귀여워 해줘야 할지, 위계질서 롤플레잉을 이어나가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결국에는 뭐 우리가 딱히 아껴줄 사이는 아니라는 담백한 결론으로. 둘 다 욕구 처리하러 왔으면 그걸로 끝인 거다.

즉시 보고 원칙 몰라?
죄, 송합니다….

마음에도 없는 질책을 하는 동안 손은 이미 저편에 가 있다. 거추장스럽던 바지를 핑계 좋게 벗겨내서 매트리스 밑으로 떨어트렸다. 태양의 잔뜩 부푼 자지를 한 번 손으로 훑자 끈적끈적한 프리컴이 손바닥 안쪽에 들러붙었다. 손가락에 덧씌우듯 치덕치덕 바르고 힘이 쫙 풀린 구멍에 삽입한다. 길쭉한 손가락이 두 개가 비좁은 점막을 억지로 가르고 들어갔다.

윽…! 바로, 안, 들어가는데…!
혼자서 안 했나 봐?
당연히, 흑, 부대에만 있으니까….

태양의 짙은 눈썹이 찡그려진다. 불만을 얘기하려는 것 같길래 손가락을 한껏 구부려 내벽을 긁었다. 선수를 치자 태양의 고개가 옆으로 푹 꺾였다. 안쪽이 예민한건지 반응이 유독 좋길래 잔뜩 들쑤시고 헤집었다. 훈련소에 있을 때 특급이었다고 들었는데 정말인지 지쳐 떨어질 기색이 안 보였다. 잔뜩 퍼덕거리고 신음하고. 진도를 훅훅 빼도 버티겠지 싶어 손가락을 하나 더 넣자, 태양은 허벅지 근육을 떨다가 헛구역질을 했다.

우욱, 흑….
야 괜찮아?
괜, 으욱, 웩…. 찮습니다. 그냥…. 너무 오랜만에 해서.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진짜 한다? 진짜로? 몇 번 묻고 속도를 늦춰 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이며 털었다. 질척이는 마찰음이 노골적으로 싸구려 방을 가득 채웠다. 이제 보니 유연성도 꽤 좋았다. 쑤셔 박을 때마다 허리가 들썩거리다가, 아프겠다 싶을 만큼 높은 곳에서 시트로 떨어졌다. 다른 쪽 손이 근질거렸다. 얇은 살가죽을 쓸어내리고 싶다는 희롱의 욕망 같은 게 부글거린다. 말맛이 세게 느껴지지만 그런 건 부차적인 문제이므로 어쩔 수 없다.

아무리 그래도 피 보고 싶지는 않아서 끈질기다 싶을 만큼 애무에 공을 들였다. 숨넘어갈 정도로 쌕쌕거리며 느끼는 거 보는 것도 좋긴 했는데, 인성이 슬슬 한계였다. 피가 아래로 쏠리면 머리가 창백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뇌가 희게 점멸하며 생각이 단순해진다. 하고 싶은데. 급하게 바지 버클을 끄르자 태양의 목젖이 기대감에 푹 젖어 위아래로 움직이는 걸 봐버렸다. 팬티를 벗고 빳빳하게 발기한 자지를 꺼내자 태양이 다리를 들어 인성의 허리를 푹 감쌌다. 가까이 끌어당긴다.

김 병장님, 빨리….
이등병이면 제대할 때까지 한참 남았는데 너 어쩌려고 그러냐? 나도 이제 막 병장 달아서 계속 얼굴 봐야 하고….
부탁 드립니다아…. 네?

바로 삽입하지 않고 귀두만 몇 번 부비자 태양이 으응, 하며 다리를 비틀었다. 애교에 젖은 촉촉한 목소리였다. 얼굴만 보면 전혀 안 그럴 것 같아 보이는데 의외네, 하는 싱거운 감상을 가졌다. 까칠하게 껍질이 올라온 입술을 혀로 핥으며 하반신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피 볼 정도는 아니었지만 꽤나 품 없이 삽입했다. 태양이 숨을 들이켜며 끅끅거렸다. 누가 들어도 삽입이 버거운 소리였는데 다시 발기하는 걸 보면 꽤 흥분한 것 같았다. 살덩이에 잔뜩 짓눌린 내벽이 자지를 꽉꽉 조여 물었다. 몇 분 살 비볐다고 그새 학습해서 살이 붙지 않은 골반뼈를 꾹 틀어 쥐었다.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틈 없이 밀착하자 끼잉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좋아?
네? 네, 흑, 엄청…!
그러면 말을 좀 제대로 해. 헷갈리게 하지 말고….
아, 죄송합니다…. 병장님 듣기 거슬리시면 입을, 막을까, 아? 아아?! 흑, 이극, 끅…. 흑….

쓸데없는 소리를 끝까지 들어줄 인내심이 없었다. 사정 봐주지 않고 허리를 처박자 파열음과 함께 까슬한 음모가 살가죽에 억세게 비벼진다. 태양은 고개를 위쪽으로 젖히고 숨을 헐떡거렸다. 뱃속을 찌르는 압박감에 눈자위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충격과 쾌감이 한 번에 같이 와서 견디기 힘든 것 같았다. 숨 돌릴 틈 주지 않고 슬슬 허리를 빼내다 다시 쳐올리자 입을 막을 새도 없이 소리가 질질 샜다. 뚝뚝 끊기긴 했으나 누가 들어도 쾌감에 절어 잔뜩 기분 좋은 목소리였다.

유태양 이등병. 응? 기분 좋으면 좋다고 하라는 뜻이야……. 나 그런 취향은 없어.
헉, 윽, 넵…. 아, 히익, 죄송…!
그러니까 그런 말도…. 내가 꼭.

나쁜 사람 같잖아. 태양과 인성의 눈이 마주친다. 태양의 눈은 열기에 잔뜩 짓물러 젖어있었고 인성은 곧 시선을 회피한다. 태양이 인성의 등에 팔을 둘러 매달리듯 끌어안았다. 지금 깊게 생각하지 않아야 할 것은 태양이 아니라 인성 본인임을 깨닫는다. 하반신을 끝까지 퍽 하고 쳐올리자 태양이 손톱을 세워 인성의 등을 긁었다. 손톱은 짧게 깎여 있었는데 끄트머리에 힘이 실려 살점이 긁히는 게 제법 아팠다. 볼 안쪽 살을 씹으며 자지를 뺐다가, 다시 밀어 넣을 때마다 접합부에서 질척한 소리가 난다.

거, 기히, 아, 병장님…. 아아, 흐, 힉!
여기?
네, 아, 좋아요…. 진짜, 로….

안아주고 싶다는…. 그러니까 비유 말고 물리적으로. 그런 욕구가 든다. 생각보다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멋대로 흥분해서 태양의 허벅지를 꽉 붙잡고 내벽 안쪽까지 들러붙었다.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태양의 턱이 움찔거렸다. 한쪽 손을 턱에 얹고 엄지로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허릿짓하는 속도를 올렸다. 태양이 축축한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목이 쉴 정도로 신음하느라 다물어지지 않은 입술이 번들거린다. 그래도 차마 거기까지는.

척추를 타고 오르는 찌릿한 쾌감에 맥이 탁 풀린다. 좁은 내벽 깊숙한 곳에 한껏 사정하고 자지를 천천히 빼내자 태양의 안쪽에서 정액이 울컥 쏟아졌다. 전신의 근육이 잘게 흠칫거렸다. 태양의 몸이 꼭 누가 조형한 것처럼 미끈하다는 걸 뒤늦게서야 깨닫는다. 가슴을 까득까득 비벼주며 자지를 거칠게 훑자 태양도 금방 사정했다. 눅눅한 침대 시트와 태양의 판판한 배로 후드득 흰 액체가 떨어졌다. 엄지를 세워 배꼽을 꾹꾹 누르자 태양이 간지럽다는 듯 몸을 비틀며 웃었다.

오늘 복귀 몇 시냐?
이병 유태양.
하아….
저녁 점호 전까지로 알고 있습니다.

목을 조여 한참 헉헉대느라 피치가 내려간 목소리에는 눅진한 섹슈얼함이 있다. 인성이 흘끔 핸드폰 시계를 들여다본다. 외출 데리고 나오자마자 모텔부터 갔으니 아직 점심 먹기에도 이른 시간이었다. 핸드폰을 태양의 머리맡으로 던진다.

점심 골라라.
여기 계속 있습니까?
빨리 복귀할 거야?
아니, 아닙니다.
나랑 있다가 가 그러니까.

태양은 군말 없이 인성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인성이 제 머리칼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탈탈 털었다.

김 병장님 어떤 거 좋아하십니까?
야 병장 취향을 아직도 모르면 어떡하냐?
죄송합니다.
장난이야…. 넌 좀 장난은 장난으로 받아라.
시정하겠습니다.
어 좀 그래라.

짤막하게 깎인 태양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태양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 인성을 잠깐 쳐다보다가, 웃으며 시선을 다시 내리깔았다. 애교살이 두꺼웠다. 시트를 갈아달라고 할까. 잠깐 생각하다 객실 전화기를 들고 0번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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