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 몰라도 되는 이야기
“ 시마. 조대에서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
“ … 이부키가 아니라 저요? ”
“ 이부키보다는 네가 적합하긴 하지만… 나는 별로 추천하지 않아. 거절하고 싶으면 거절해도 된다. ”
시마는 대장의 말에 사건 개요서를 집어들었다. 치요다구 살인사건… 피해자는 전 수사 1과 경찰. 현재는 은퇴. 허나 그의 몸에서 마약 반응이 검출되었고 가해자는 야사치 파 조직원으로 추정.
“ 야사치 파는 기세가 기울고 있어. 하지만 갑작스러운 마약 밀매 유통이 의심스럽다. 때문에 너에게 잠입 요청이 들어온 거고… ”
“ 하지만 이것을 수락하면 저는 범죄자가 되는 거네요. ”
“ 형식 상으로. ”
“ 하하. 파트너 죽이기가 진짜 살인자. 웃기지 않습니까. ”
“ 시마! ”
“ 죄송합니다. ”
“ 명예에 누가 되는 것은 잠시지만, 이건 너무 위험한 제안이다. 거절해도 상관없어. ”
“ 받아들이겠습니다. "
“ 정말 괜찮겠나? ”
“ 제가 거절해도 분명 다른 사람이 맡을 임무니까요. 제가 적임자라면 제가 해야죠. ”
“ … 이 일은 경찰 중에서도 소수 인원만 알게 될 거다. 네 파트너는 고사하고 기수대원 전체가 너를 못마땅하게 여겨도 괜찮나? ”
“ 네. 괜찮습니다. 그리고… ”
이부키는 저를 못마땅하게 여기지 않을 거니까요.
감인가?
네. 옮았나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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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
시마의 곁에 서 있던 조직원들이 총을 빼내어 장전한다. 설마. 시마는 제게로 달려오고 있는 사람에게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부키. 안돼. 소리치기도 전에 몸은 움직이고 있었다. 뛰어, 뛰어, 더 빠르게, 오랜 잠입으로 달리지 못한 다리가 아우성이다. 하지만 더 빠르게 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두발의 총성이 울렸다.
“ 커흑, 헉… ”
“ …… 형님!! ”
“ 시마아!!! ”
형님, 어째서, 너, 설마, 뒤에서는 조직원들의 웅웅거리는 목소리가 울리다 사라졌다. 체포된 모양이었다. 다행이다. 다 체포되었어.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이부키에게 다가가려다 멈춘다. 이윽고 몸이 무너져내렸다.
“ 시마, 시마. 시마, 안돼. 시마… 시마 피가 너무 많이 나…. ”
“ 이부, 키. ”
시마의 입에서 선명하게 붉은 피가 꿀럭거리며 나왔다. 피 많이 나네. 태연한 생각이 든다. 제 이마를 만지다 급히 배를 꾹 누르는 손길이 억셌다. 얼굴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에 문득 생각이 든다.
“ 이부키··· ”
“ 시, 시마. 안돼. 이야기, 해줘야지. 무슨 일이 있었어? 제발. 시마. 아니, 말.. 말하지 마. 지금은. 지금은 말하지마. ”
“ 어깨, 괜, 찮아? ”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지만,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때의 이부키는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있었으니 대책이 필요했었다. 그 상처받은 눈빛이 내도록 꿈에 나왔었는데. 다행히도 괜찮은 모양이었다. 그런 제 말에 이부키는 얼굴을 일그리다 눈을 크게 뜨곤 제 얼굴 위로 더 많은 물을 뚝뚝 흘려댔다.
“ 너… 큭, 하, 여전히 눈물이. 많네…. ”
구급차! 이부키가 소리쳤다. 그리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데. 어차피 나는 여기선 악역이잖아. 웃음이 비죽 새나오며 입새에서 다시 피가 꿀렁 쏟아져 나온다. 시마는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이부키의 선글라스를 벗겨내 피 묻은 손을 그의 뺨에 가져다 대었다. 손바닥으로 눈가를 꾹꾹 짓눌러 눈물을 닦아주어도 눈물은 계속해서 줄줄 흘러 닦는 의미가 없었다.
“ 울지마... 웃어... ”
웃는 게 낫잖아, 너는···. 애써 웃으려 입꼬리를 올리다 파르르 경련하며 뚝 떨어진다. 동시에 정신이 가물해지며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악역의 보루다. 이부키는 이런 제 사정을 몰라도 된다. 몰라야만 했다. 빛나는 네가 상처받지 않길 원한다. 악역은 악역으로만 남아야 했다. 소리는 저 멀리로 날아가고 윙윙거리는 소음만이 남는다.
그러니. 부디 칭찬해줘. 이부키.
나는 마지막까지 악역으로 남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