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도 수작을 부린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걸음이 멈춘 건 그와 어울리지 않는 흙먼지 냄새가 풍겨서. 그리고 미묘한 탈취제 향이 겉돌았기에 마요이는 옆에 바로 앉지 않고 뜸을 들였다. 단연코 향이 거슬려서가 아닌 낯설었기 때문이었다. 기척을 눈치채고 곧바로 자켓을 들춰 냄새를 확인하는 타츠미 덕분에 마요이는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그게 아니라! 타츠미씨 오해에요. 그냥 못 맡아본 냄새가 나서...”
“못 맡아본 냄새? 아-”

아무래도 나츠메 씨가 뿌려준 탈취제 때문인가 봅니다. 조금 받아왔다면서 꺼낸 작은 스프레이에서는 타츠미와 같은 향이 풍기고 있었다. 약간은 향과 친숙해진 마요이가 어느새 옆자리를 차지했다.

“방금 전까지 가드니아 활동이었는데 말이죠. 오늘은 몇몇 화분의 분갈이를 해줬답니다. 그러다 보니 땀도 나고, 흙도 묻어서.”
“아...”
“끝난 뒤에 마요이씨를 만나러 간다고 말하니, 나츠메씨가 그러더군요. 청결하지 못한 남자는 미움받는다고.”
“하지만 타츠미씨는 항상 단정하신데.”
“하하. 먼지투성이일 게 뻔하니 좀 추스르고 가라는 뜻이었겠죠? 사랑 운을 높여주는 향이라며 탈취제를 권하길래, 뿌려달라고 하긴 했습니다만.”
“에? 사랑 운... 어째서.”
“어째서긴요.”

마요이씨에게 잘 보이고 싶으니까. 엄청난 말을 뱉은 타츠미는 마요이의 얼굴에 열이 조금 오르기도 전에 화제를 돌렸다. 그런 면모에서, 방금의 대화로 그도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단 걸 알아챌 수 있었겠으나 마요이는 그러지 못했다.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핸드폰을 꺼내든 타츠미가 화면을 넘겼다.

“이것도 나츠메씨가 알려준 건데. 생일을 입력하면 그 하루의 행운 아이템을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다고 했습니다만.”
“행운 아이템이요...”
“공교롭게도 저는 오늘 초록색 식물이었습니다. 타카미네씨도 만났으니 운이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확실히 들기도 하고-”

마요이씨의 행운 아이템은 뭐인지 볼까요? 능숙하게 날짜를 입력한 후 뜨는 로딩 화면에 둘의 얼굴이 비췄다. 이게 뭐라고 약간 긴장한 기색이 맴도는 얼굴이 귀여워 타츠미는 몰래 미소를 지었다. 곧이어 뜬 아이템은 ‘귀여운 반지’였다. 귀여운 반지라. 무난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요이의 얼굴은 심각하다는 분위기를 풍겨 타츠미가 되려 당황스러웠다.

“그냥 반지도 아니고. 귀여운 반지? 뭘까요...?”
“음-”
“저 같은 게 귀여운 반지를 갖고 있을 리가 없는데...? 아니, 애초에 어울리지도...”

말릴 새도 없이 어둠에 빠져버렸다. 이 경우 무작정 아니라고 달래는 것보다 시간을 좀 주는 게 마요이를 진정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타츠미는 조용히 찻잔을 들었다. 차가 반 정도 줄어들 무렵 마요이가 머리를 감았던 손을 풀고 아! 하며 고개를 들었기에 타츠미는 오야, 하며 받아줬다.

“뭔가 생각나셨나요?”
“네! 오늘 아침에 아이라씨가, 어제 샀다면서...”

아이라씨가 고른 거니 분명 귀엽겠죠. 마요이는 가방에서 작은 종이 케이스 두 개를 꺼냈다. 하나는 앞으로 내밀길래 타츠미는 얼떨결에 그걸 받았다. 제 것도 있는 건가요? 마요이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후에 만난다고 하니 타츠미 것도 전해달라고 하셔서...”
“그렇군요. 저녁에 감사 인사를 전해야 겠네요-”

그나저나 무슨 반지지? 아이라가 골랐으니 평범한 반지는 아닐 것이다. 타츠미는 반지를 담은 작은 종이상자 뒤에 적힌 글씨를 읽었다. 사람의 감정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반지...

체온에 따라 바뀌는 반지군. 받았으니 우선 껴 볼까요? 앞 문장은 말하지 않고 뒤에 것만 물었다. 마요이는 허둥지둥 반지를 꼈고 그 모습을 본 타츠미도 적당히 맞는 손가락에 집어넣었다. 반지의 원래 색은 검은색과 짙은 초록색 사이의 그 어딘가를 나타내고 있었다. 뒤이어 상자 뒤 설명을 읽은 마요이가 말했다.

“검정색은 존경, 초록색은 감사. 라고 하네요...”
“마요이씨의 감정이 맞나요?”
“네 그럼요! 저는 타츠미씨를 존경하고, 항상 감사하고 있으니까.”

몇 분이 지나도 별 변화가 없는 마요이의 반지와는 다르게 타츠미가 착용한 반지의 색깔은 변했다. 아마 제 손이 더운 편이어서 그럴 것이라 생각한 타츠미는 설명을 다시 살폈다. 어디 보자, 주황색이라...

“저는 슬픔이네요.”
“타, 타츠미씨. 슬프세요?”
“지금? 그럴 리가요. 마요이씨와 함께 있는데.”
“그런데 왜...”
“신경 쓰이시나요?”
“아... 뭔가. 조금. 장난이라는 건 알지만. 네.”
“마요이씨가 도와주신다면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제가 어떻게 도울까요?”
“저도 항상 마요이씨에게 감사와... 존경을 갖고 있는데 색으로 나타나지 않으니 약간 서운하네요.”

그러니 기운을 빌려주시겠습니까? 타츠미는 반지를 낀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곧이어 의도를 알아챈 마요이가 주위를 두어 번 살핀 뒤 그 위로 제 손을 슬며시 올렸다. 반지가 맞닿는 게 느껴졌다. 본인도 어울려놓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 미소가 나오는 건 당연했다. 오늘 저희의 행운 아이템은 아이라 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은 속삭임에 마요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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