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새끼 니나 예쁘지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타다다다,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다다닥 닥 닥 닥 다다다다닥.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이 소리는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배진영군의 ‘예의 없는 리버스러’와 키보드 배틀을 벌이는 소리입니다.
"개빡치네, 지들이 뭘 안다고 진짜."
냥공만이해답 @NYANG_0_theTOP
워너원 메이저가 년냥이라고?? ㅋㅋㅋㅋ 냥년일줄 느그블 취향 씹스럽노ㅋ
| 최덕배❤❤❤ [욘양부흥회 회장] @BEST_VATHUK
@NYANG_0_theTOP 안녕하세요 냥공만이해답님 ㅎㅎ 저는 년냥러 최덕배라고 합니다 냥공만이해답님께서 쓰신 이 트윗이 년냥을 서치했을 때 보인다는 점 모르시는 것 같아 알려드려요! 년냥러들이 년냥을 검색했을 때 이 트윗이 보인다면 기분이 나쁘겠죠? 냥년러들도 많이 슬퍼할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NYANG_0_theTOP 저는 냥공만이해답님께서 이 트윗을 지워주시는 것이 년냥러와 냥년러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ㅎㅎ 서로 피해주지 않는 덕질해요 ㅎㅎ
| 냥공만이해답 @NYANG_0_theTOP
@BEST_VATHUK ㅋㅋㅋㅋㅋ 지는 년냥냥년 서치없이 적어놓고 남한테는 지우라하누 ㅋ
| 최덕배❤❤❤ [욘양부흥회 회장] @BEST_VATHUK
@NYANG_0_theTOP 그 점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냥공만이해답님께 말을 빨리 전달하려는 와중에 생긴 불찰입니다. 트윗은 지우겠습니다 냥공만이해답님도 원 트윗을 지워주시기 바랍니다 :)
| 냥공만이해답 @NYANG_0_theTOP
@BEST_VATHUK 멀쪼개누 ㅋㅋ 안지울건데 년냥씹스럽다는걸 뭐 어쩌라는 ??ㅋ ㅋㅋ 니 년한테 애정이 있기는 하냐이기 ㅋㅋ 냥른에 미쳐서 년 생체딜도로 쓰는 년 ㅋㅋ 인장방패 씹토나온다 ㅋ 음침한년들끼리 트윗 돌려보면서 비계멘션 다는 것도 드럽누 ㅋㅋ
| 최덕배❤❤❤ [욘양부흥회 회장] @BEST_VATHUK
@NYANG_0_theTOP ㅋㅋㅋㅋㅋㅋㅋㅋ 님이 뭔데 갑자기 제 애정 저울질이세요? 저 년최애거든요 굿즈 인증도 가능하고 노동계 인증도 가능합니다 욘양 둘 다 애정가지고 하는 호모인데 ㅋㅋㅋ 님은 아니신가봐요?
| 냥공만이해답 @NYANG_0_theTOP
@BEST_VATHUK 네 저는 애정 없는대용 ㅋ 호모질에 애정이 필요하나 ㅋㅋ
| 최덕배❤❤❤ [욘양부흥회 회장] @BEST_VATHUK
@NYANG_0_theTOP 말이 안 통하는 또라이네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님 말에 뭐가 잘못된지 모른다 그 말이죠?? 지금님 말에 따르면 님이야 말로 냥이를 생체딜도로 쓴다는 말인데요.
| 냥공만이해답 @NYANG_0_theTOP
@BEST_VATHUK 언냐 ㅋㅋ 점찍는다고 무서워할줄 아냐이기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진중한 척.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
"좆팔, 언냐 아니거든!"
배진영은 년냥계의 네임드 글 연성러다. 그 말은, 이 싸움이 원 트윗에 비계 멘션이 52개 달리는 물 밑의 쌈박질에서 비계 멘션 487개 알티 391개에 달하는 생중계 똥꼬쇼가 됐다는 말이다. 최덕배 (배진영의 트위터 닉네임) 계정도 만만치 않게 리버스러들에게 욕먹는 중이었다. 생중계를 보고 싶어 최덕배를 팔로우하는 리버스 계정도 생겼다. 배진영은 눈을 까뒤집으며 블락을 먹였다. 미친놈들아 지금 이게 웃기냐? 장난 같아? 하긴 냥년 같은 앱뒤페스를 빠는 걸 보면 답이 나온다.
배진영은 본인의 앨범과 포카 풀셋, 최애돌 계정, 노동계 아이디, 네이버 캐스트 스트리밍 목록을 마구 캡처하는 도중 분탕냥년러에게 블락을 당했다는 소식에 핸드폰을 툭 떨어뜨렸다. 지금 날 블락하고 튀었다고? 트친들에게는 마구 디엠이 오는 중이었다. 덕배님 괜찮으세요? 덕배님 더 일키우시면 안 될 것 같아요ㅠㅠ 덕배님 쟤 유명한 애예요 워너블도 아니고 엔시티즌임 ㅠ 덕배야 진정 좀 해라 ;;; 눈깔이 저절로 뒤로 넘어갔다. 미친놈 죽어, 죽어라.
속이 타서 방문을 벌컥 열고 거실로 나섰다. 씩씩거리며 컵을 꺼내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가슴도 팡팡 내리쳤다. 진정이 안 된다. 신리멸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리버스러 상대하지 말고 그냥 나도 비계에서 조리돌림이나 할걸! 어른들의 말을 귀담아듣자. 방년 19세 호모에 미친 남자 배진영의 새로운 다짐이었다.
수시합격을 하고 나니 담임은 대체 학교를 왜 나오냐며 자신을 안쓰럽게 바라봤다.
"나오라니까 나오는 거죠."
"그래도 좀 째고 그래라. 뭐가 문제니. 넌 대학도 합격했잖아. 결석이 있어도 상관없는 거 아냐? 너한테 개근상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니?"
농담이겠지? 담임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여전히 내가 안쓰럽고 사실은 언짢다는 표정. 저기요, 선생님. 어이가 없어서 뭐라고 하려는데 옆자리에 앉은 짝궁이 귓속말을 했다.
쌤 어제 회식 자리에서 막내라 셀럽파이브 춤췄대. 기분 안 좋은가 봐 걍 무시해.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것도 아닌 척 교과서 모퉁이에 문제를 푸는 척 연필을 들었다. 김도영 개빡친다 왜 나한테 화풀이야 ㅅㅂ 언제는 나오라며 ㅁㅊㄴㅇ. 짝궁이 발을 툭 쳤다. 담임 온다. 책장 넘겨. 나는 고개를 과장되게 끄덕였다. 아~ 이렇게~ 그리고 페이지를 마구 넘겼다.
"10반 주학년, 걔도 수시합격했는데 담임이 나오지 말라 했대."
"헐. 진짜 안 나와도 되는 거야?"
"담임 재량인가 봐. 암튼 그래서 걘 벌써 자취방 구해서 거기서 알바하고 다닌다더라."
"헐!"
"자취하는 빌라에서 같은 학교 사람도 벌써 만났대."
헐. 진짜 괜찮다. 나는 블락비처럼 헐! 만 외쳤다. 너무 괜찮은 일이라 입까지 틀어막았다. 아무리 괜찮은 일이라도 잇몸 웃음을 보이고 싶지는 않으니까. 같은 학교 사람을 만나서 지낸다니. 무조건 아싸 탈출 아닌가? 나는 안 그래도 트위터에 하루 12시간 상주하는 미친 호모남이라 3D인간 만나면 낯 좀 가리는데. 아는 사람이 있으면 편하겠다. 같은 과 사람 만나도 좋겠다. 아니, 안 좋나. 철학과 사람과 친해지기….
근데 주학년 빌라 이름 개웃겨. 뭐더라? 쿠앤크인가? 크래크? 약간 그런 거였는데. 뭐지? 아 진심 웃긴데. 이름이 그따위일 리가 있냐. 진짜라니까? 니가 또 똘빡 같이 알아들은 거겠지. 그런가, 하긴.
"근데 맨날 야식시켜 먹고 밤에 놀러 나가서 인생 망했대."
"뭐?!"
"인, 인생 망했…."
"아니. 맨날 야식을 시켜 먹는다고?"
"어….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
"그래!"
매번 소장본을 샀다 하면 엄마나 동생이 봉투가 뜯긴 채로 전해주며 택배 왔더라? 책인 것 같던데. 라고 해서 끼요옷 뛰어오르기가 벌써 3년 째다. 심지어 이미 내용을 봤는지 동생은 책만 왔다 하면 자기가 받아뒀다가 나를 의미심장한 미소로 바라보며 전해줬다. 엄마는 아마 나를 게이라고 아는 듯했다. 가끔 안녕하세요나 동상이몽 같은 거 보면 엄청나게 묵직한 말투로, 엄마는 진짜 다 이해하니까 얘기해줘야 해. 라고 했다. 막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자도 좋아하거든요? 주결경 짱.
하지만 자취를 하면? 그런게 없어진다는 말이지. 상상만 해도 돌아버릴 만큼 좋다. 심지어 몇 달 후면 성인이라 19금 소장본도 살 수 있다. 벌써 코피 터지려고 한다. 지금까지 포스타입 성인인증도 못 해 울었던 날이 얼마나 됐단 말인가. 심지어 내 닉네임 최덕배, 최고의 배덕쟁이라는 의미로 지은 닉네임. 내가 쓴 글만 눈물 줄줄 흘리며 봤었지만! 이젠 배덕한 거 마음껏 읽을 수 있다고. 택배도 마음 안 졸이고 마음껏!
교무실로 달려가니 담임이 눈을 마주쳐 놓고는 못 본 척 눈을 빙글 돌려서 눈을 감는다. 손등도 눈 위로 올려놓는다. 무슨 뜻인지 안다. 지금 그냥 가고 나중에 와라. 하지만 배진영은! 참지 않긔!
"쌤."
"……."
"방금 눈 마주쳤잖아요."
"어, 그래 진영아."
잠깐 졸았네. 기지개를 켜는 척 쇼를 하는 담임을 무미건조하게 바라봤다. 이 사람 어떻게 고3 담임을 3년째 하고 있는 거지? 그냥 막내라 자꾸 떠맡는 건가?
"저도 수시합격했으니까 학교 진짜 안 나와도 돼요?"
"진영아우리잠시자리옮겨서얘기할까."
담임은 내 팔뚝을 덥석 잡고 교무실 밖으로 끌고 나왔다. 헐. 년냥 사제물 보고 싶다. 둘이 싸웠는데 선생년이 학생냥 팔목 잡고 막 끌고 나오는 거임. 냥이 계속 손 뿌리치면서 여기서 얘기하자고 하는데 다시 손 휘어잡으면서. 조용히 따라와. 헐 ㅋㅋ 그러고 교사 화장실 칸에 데리고 들어가서 막 키스함. 키스하고 나서 연락 왜 안 받아. 걱정했잖아. 그러고 ㅋㅋ 막 ㅋㅋ
"진영아."
"네."
나는 마구 올라가던 진실의 광대를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담임 눈을 마주 지치니까 사람이 갑자기 침착해졌다. 나는 담임이 갑자기 고백해도 절대 못 받아주겠다. 진짜 노식임. 알겠지, 엄마. 나는 진짜 얼굴에만 충실한 사람이다. 남자라고 다 좋아하는 게 아니야.
"진영아 선생님이 항상 말했지, 학교 나오지 말라고. 안 나와도 돼! 너는 합격했잖아! 너는 더 수험생이 아니야. 너 수능도 안 볼 거라며. 넌 자유의 몸이에요! 나는 너 안 나오면 좋지, 좋아. 괜히 나오지 말라고 하는 거겠니. 너 맨 뒷줄에서 잠만 자는 거 애들이 보면 같이 무기력해진다. 알지? 니 짝궁 동혁이? 너 자면 같이 자더라. 선생님은 돌아버리겠어요. 그러니 내가 어떻게 야부리 좀 털어 줄 수 있어. 하지만. 하지만 그건 너가 교무실에서 수시합격했으니까 학교를 안 나오겠다고 하지 않았을 경우에 해당 되는 일이야."
"그럼 이제 저는 빼도 박도 못 하고 나와야 하는군요. 어쩔 수 없,"
"아니지 아니지. 아직 기회는 있는 거야. 절망하지 말고 우리 한 번 더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자. 그 말 알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나만 믿어. 알지 나 3년째 고삼 담임인 거. 내 고삼담임 짬을 믿어."
사실 그렇게 믿음직스럽지는 못했지만 네! 하고 대답했다. 원래 잘한다, 잘한다. 해줘야 더 잘 할 수 있다고 그랬으니까. 누가 그랬더라. 도영쌤이 그랬나?
그래서 나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게 됐다. 엄마한테 등짝 팔십 대는 맞는 것 같다. 중간중간 너 자취하면! 문란하게! 하는 말을 들은 것 같지만 애써 무시했다. 엄마 아니라니까요. 저는 0과 1로 이루어진 사이버 세상에서만 문란한 사이버 문란쟁이라구요. 현실 세상에서는 조금만 잘생긴 애들 봐도 어버버 거리거든요. 물론 몇 명 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예쓰. 결과는 하게 됐다는 거지! 인하대학교 근처 부속 고등학교 바로 옆에서. 내가 인하대학교를 온 이유가 무엇이냐, 바로 황민현 때문이다. 그래도 민현이도 비활동기에 가끔 학교 나오고 그러겠지? 어떡해 벌써 심장 개뛴다. 비록 전혀 상관없는 철학과에 합격했지만, 수업 중에 뛰쳐나가도 볼 수는 있을 테니까. 그래, 그래 괜찮아. 철학과 관심 없었지만 배워놓으면 좋겠지.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 마르크스의 사랑법이라는 제목의 회지 내야지. 뭐냐? 제목 간지 오진다. 마르크스의 사랑법!
카톡
최덕배 고객님! 우체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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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송인 : 영양물산 황민현실장
"영양물산 황민현실장!!"
나는 무표정하게 카톡을 확인했다가 너무 놀라 핸드폰을 던졌다. 영양물산 황민현실장이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놀라냐구요? 그는, 년냥계의 대존잘 이야오님이 쓴 조직물 부롼당에 나오는 황민현이다! 나는 심장을 부여잡고 침대를 마구 굴렀다. 부롼당이 드디어 오는구나! 존잘님 현생이 바빠서 소장본 제작도 한참 기다렸는데 드디어 받는다니. 내가 부롼당을 책으로 직접 받아 읽으면서 방문을 안 잠궈도 된다니. 동생한테 들킬 걱정을 하며 책장에 숨기지 않아도 된다니. 개쩔어!!
나는 떨리는 심장을 주체 못 하고 몸을 마구 굴리다 벽에 몸을 쿵 박았다. 앗 죄송합니다. 지금 집에 계시는지 안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죄송합니다. 나는 빈 벽에 무릎을 꿇었다. 지나가면서 얼핏 보니까 좀 무섭게 생겼던데. 진짜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님도 부롼당 읽으시면 제 심정 이해하실걸요. (배진영은 종종 인구 대부분이 후죠시인줄 아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가 아니지. 회지 보기 전에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해."
경건한 마음을 가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경건한 마음. 차분하게. 깨끗하게. 눈이 저절로 주방으로 돌아갔다. 저번에 친구들이 주말에 놀러 오면서 가져온 소주가 남아있었지. 나는 크으으으으,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잔해야겠구먼!!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지 머리가 지이잉 울렸다.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핸드폰 진동 소리처럼 울렸다. 와 어지럽다. 이 상태에서 부롼당 읽으면 진짜 간다간다 쑝간다. 아니다, 안 되지. 경건한 마음으로 읽기로 했잖아. 뺨을 찰싹찰싹 내리쳤다. 진정해 배진영! 세수 좀 하자! 화장실. 여기 화장실이 어디였더라? 여긴가? 아니잖아. 여기는 현관문이잖아. 안 되겠다. 나는 주방에서 세수했다. 와 요즘 빌라는 다 좋다더니. 진짜. 싱크대에 샤워기가 달려있네. 물이 이렇게, 진짜 샤워기처럼.
띵동
이젠 머리가 띵동 울린다. 초인종 소리처럼 띵동띵동. 띵동……엠씨 띵동.
띵동
띵동 당신, 당신 황민현 팬이지. 당신도 황민현 얼굴에 감겼지. 그렇지만 황민현은 양진배 거다. 양보해. 둘은 진짜거든.
쿵쿵쿵, 안 계세요?
"헉!"
내 머리가 띵동 울리는 게 아니고 진짜 초인종 띵동이었다! 나는 티셔츠에 얼굴을 마구 문질러 닦았다.
"나가요! 있어요!"
누구지? 이 시간에 우리 집 문을 두드릴 사람, 우체국 기사님인가?! 나는 마음이 급해져서 현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모든 짐을 마구 쓸어 넘겼다. 다 비켜, 다 꺼져. 부롼당보다 중요한 건 아무것도 없어. (이 중에 있던 황민현 개인 브로마이드가 구겨져서 운 건 일주일 뒤의 일이다.) 나는 우당탕 문을 열었다.
"기사님!"
"…은 아니지만. 그쪽 택배를 같이 받아서요."
"헉……헉! 네 그렇구나! 감사합니다! 소중한 거라서요!!"
남자의 손에 들린 내 소중한 노란 봉투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나는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남자도 같이 어정쩡 인사를 했다. 으하핫 아닙, 아닙니다앙. 나는 봉투를 받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봉투를 가슴팍에 꽉 끌어안았다. 불허한다. 내 부롼당이다. 나에게 봉투를 전해준 남자는 옆집 사람이었는지 옆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금방 나와서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 남자의 뒷모습을 아련하게 쳐다봤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역시 키 크고 잘생긴 남자, 착하기까지 하지. 나는 세상에 모든 감동은 내가 다 받은 것처럼 봉투에 볼을 마구 부볐다.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왔다. 볼을 손으로 챱챱 세게 내리쳤다. 이제 정신 차리고 부롼당을 영접할 때다. 가위로 조심스럽게 봉투를 자르고 뽁뽁이게 싸인 책을 꺼내 입술을 꾹꾹 눌렀다. 사랑해. 사랑해 부롼당. 그리고 러트가 온 알파처럼 책의 뽁뽁이를 마구 뜯었다.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부롼당 읽기! 표지도 진짜 멋있었다고! 까만 표지에 적박!
"……가장 애틋한 색, 파랑……."
이게, 이게 뭐지? 이게 뭐지? 뭐지 이거?
나는 혹시나 싶어 눈 가까이 책을 가져다 댔다. 내가 술 취해서 잘못 읽은 거일 수도 있잖아. 가장 애틋한…… 아니. 부롼당…… 가장 애틋하긴 하니까.
아니잖아! 내가 알던 검은색 표지도 아니잖아! 이건 하늘색 표지잖아! 뭐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나는 책장을 넘겼다. 글자가 하나도 눈에 안 들어왔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두 글자가 있었다. 정국.
정국은 하늘을 올려다 봤다. 구름의 방해도 없는 완벽하게 깨끗한 하늘이었다. 정국은 하늘을 두 눈에 꼭꼭 담았다. 옆자리에 앉은 윤기의 머리색을 생각하며.
호모나 게이 뭐야. 뺨이라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들었다. 설마. 맨 뒷장을 펼쳤다.
BTS RPS
민윤기X전정국
가장 애틋한 색, 파랑
설마 설마 하며 다섯 번 읽었다. BTS가 방탄소년단 맞지? 지금 나 방탄소년단 호모책 받은 거야? 어째서? 저 워너블인데요. 그러다 번뜩 드는 생각이 있었다. 아까 옆집 사람 똑같은 봉투 두 개 들고 있었지? 나는 홀랑 던져뒀던 봉투를 다시 주워들었다.
받는 분
성명 김태연
주소 인천광역시 남구 용현동 이오빌라 301호
301호! 나는 302호인데! 개빡친다! 그 사람은 왜 잘못 전달해주고 난리야! 라고 하자마자 내가 택배를 덥석 잡아들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잘못했구나. 제 잘못이었군요. 죄송합니다. 옆집 남자씨. 흑…… 이 아니고 잠시만. 그럼 옆집 남자도? 호모? 하시나요? 호모남? 이세요? 아닌가? 김태연이면 그냥 동생 거 받아다 준 건가.
아 몰라 빡치네. 아까 나갔으니까 돌아오려면 한참 남았겠지? 내 부롼당. 하……. 빨리 돌아오세요. 옆집 남자분. 제가 잘생겨서 기다려드리는 겁니다. 나는 착잡해진 기분으로 책을 옆에 제쳐놓고 트위터에 들어갔다.
덕최배 🔒 @mulbye_SH77I0F
ㅅㅂㅅㅂ 부롼당 회지 옆사람이랑 바뀐듯 ㅠㅠ 아ㅠㅠ
덕최배 🔒 @mulbye_SH77I0F
읽을 각 딱 잡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덕최배 🔒 @mulbye_SH77I0F
근데 옆집 사람 방탄알페스 하는 사람인가봐 열어보니까 슙국회지임 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옆집 사람도 당황스럽겠지 열어보니까 년냥이야...
| 첼🍒 🔒 @choi_rry_che_lee
@mulbye_SH77I0F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웃겨 잘못받은 회지 이름이 뭔데요??
| 덕최배 🔒 @mulbye_SH77I0F
@choi_rry_che_lee 가장 애틋한 색 파랑이요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첼님 전에 슙국했다고 했었나??
| 첼🍒 🔒 @choi_rry_che_lee
@mulbye_SH77I0F 헐 네 근데 그거 진짜 유명한 건데 진짜 그거 제 인생픽이에요 헐 대박 저 애파 읽고나서 깨끗한 하늘 보면 눈물나요 ㅠ 미친 생각하니까 지금 또 눈물남 ㅠㅠㅠ
| 덕최배 🔒 @mulbye_SH77I0F
@choi_rry_che_lee 진짜요???? 유명한 거예요????
| 톰쮸 🔒 @tomtom_zz
@mulbye_SH77I0F @choi_rry_che_lee 미친 그거 진짜 유명한거잖아요 개오바임 ;;;;;;; 님 빨리 몰래 읽어보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저도 그거 읽어보고싶었는데 포타에서 내려가고 소장본 팔아가지고 아 ㅠㅠㅠ 후기 알려주셈 ㅠㅠ
톰쮸 🔒 @tomtom_zz
최배님 회지 옆집이랑 바꼈는데 그게 가장 애틋한 색 파랑이래요 님들 어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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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란 말이야? 다시 술기운이 슬슬 올라오는 것 같았다. 트위터 알림은 계속해서 띠링띠링 울렸다. 최배님 몰래 읽어봐요. 흔적 남으면 안 됨 알죠. 몰래 읽는게 좀 글킨한데 ㅋㅋㅋㅋ 쿠ㅜㅜㅜ 그냥 잘못 열어봤다하고. 그건 진짜 읽어야하는거임.